바야흐로 '탈모 인구 천만 시대'이다. 탈모는 머리숱이 점점 적어지고 모근에 힘이 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대부분의 현대인은 연령에 따라 심하든 아니든 탈모를 겪는다. 그렇다 보니 탈모를 해결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데, 그중 하나가 흑채이다. 싸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흑채. 과연 두피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4만 3,609명으로 2017년 21만 4,228명 대비 13.7% 증가했다. 중년 남성의 고민으로 여겨졌던 탈모는 이제 남녀노소 모두의 고민이 됐다. 탈모 환자 중 남성이 13만 5,845명으로 55.8%, 여성이 10만 7,764명으로 44.2%를 나타냈다.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은 비율을 자랑하지만, 발병률의 차이는 11% 정도로 크지 않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5만 2,722명, 5만 2,850명)가 21.6%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20대(4만 7,549명)가 19.5%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 중 20대부터 40대까지의 환자가 절반 이상인 62.7%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탈모의 원인이 유전뿐 아니라 생활 습관에도 있기 때문이다.특히 늦어진 취침 시간 등은 탈모의 원인으로 꼽힌다. 모발을 이루고 있는 세포 중 모모 세포(keratinocyte)는 끊임없이 분열 증식을 반복한다. 모모 세포는 모발의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을 만들어 모발을 자라게 하는 역할을 하며, 밤 10시~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때 잠을 자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재생하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스트레스도 탈모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가 모낭 줄기세포의 재생 기능을 방해한다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스트레스는 모낭 줄기세포의 활성화를 늦추고 조직 재생 주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id)에 의해 모낭 줄기세포가 휴지상태로 존재하게 되며, 새로운 조직을 재생하지 않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흡연, 과도한 음주도 탈모의 원인이다.
‘흑채’ 잘못 사용하면 탈모 더 심해져…탈모를 겪는 사람들은 일차적 대안으로 흑채를 활용한다. 흑채는 빈약한 머리숱을 풍성하게 만들어줘 마법의 가루라고 불리는데, 흑채를 잘못 사용할 경우 탈모가 더 악화할 뿐 아니라 두피 건강에도 비상등이 켜진다.흑채는 식물성 펄프인 레이온에 검은색 인공 염료를 염색한 제품이다. 뿌렸을 때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두피의 모공인 60~100㎛보다 훨씬 작은 입자인 3~5㎛의 입자로 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자칫하면 모공을 막아 두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모낭이 막히면 생성된 피지가 배출되지 못하고 안에 쌓여 염증이 생길 수 있고, 반복되면 염증성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흑채 사용 후 흑채 가루가 두피에 잘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고정 스프레이를 쓰는 경우가 있다. 스프레이 속 레진 성분은 모낭에 끈끈하게 달라붙어 모낭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탈모를 촉진한다.흑채와 스프레이를 사용한 후에 이를 잘 씻어내지 못하면 두피에 침착되면 지루성 두피를 유발하기도 한다. 두피를 깨끗하게 씻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지루성 두피는 비듬이 많아져 청결해 보이지 않을뿐더러, 두피의 호흡을 막고 모근과 모낭을 가로막아 모발에 영양공급을 방해한다. 이에 따라 모근이 약해지면 결국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쉽게 빠지게 된다.
흑채를 건강하게 사용하고 싶다면?탈모를 감추려고 사용한 흑채로 인해 탈모가 더 심해지는 일을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흑채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면, 두피를 평소보다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 두피에 달라붙어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주기적으로 각질·피지·먼지 등을 제거해 모공을 깨끗하게 하는 두피 스케일링을 받으면 도움이 된다. 또한 흑채를 사용해야 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흑채를 꼼꼼히 골라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두피 자생력 회복에 있다. 원형탈모, 정수리탈모, 엠자탈모, 대머리뿐만 아니라 건성 두피 등과 같은 문제성 두피를 개선하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 및 흡연, 음주를 줄여야 한다. 세포 재생이 가장 활발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숙면을 취하도록 노력하고, 자외선이 강할 때는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할 수 있는 모자, 양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전적 소인이 있다면 빠른 약물 치료와 주사를 통해 더 이상의 탈모 진행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