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모인들 사이에서 도는 속설이 있다. 바로 ‘운동을 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탈모가 생긴다는 것’. 운동을 하면 정말 머리카락이 빠질까? 운동과 탈모의 상관관계에 대해 ‘팩트체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운동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 yes!운동을 하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근육을 발달시키고 유지하는 역할을 해,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서는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키기 위해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한다. 2007년 한국체육과학회지에 실린 ‘운동 강도가 성장 및 남성 호르몬 분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는 남자 대학생 17명을 대상으로 웨이트 운동을 실시하게 한 뒤 운동 전과 운동 직후, 회복기 10분, 회복기 40분의 테스토스테론 분비 수준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 직후와 모든 회복기에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했으며, 특히 최대 강도로 운동한 경우 회복기 40분에 테스토르테론 수치가 가장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높인다. 2018년 대한남성과학회 학술지인 'the world journal of men's health(wjmh)'에 게재된 서울백병원 여정균·박민구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폐 체력 검사 결과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폐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라고 밝혔다.
운동하면 탈모가 생긴다? no!많은 사람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면 탈모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전성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다. 남성호르몬에 대한 오해가 생긴 이유는 이 dht가 테스토르테론이 변형된 물질이기 때문. 테스토르테론은 모낭에서 5 알파 환원효소(5-α reductase)에 의해 dht로 전환되는데, dht가 모낭에 악영향을 주면서 유전성 탈모가 나타난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상민 원장(맥스웰 피부과 종로)은 “dht는 탈모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dht가 모낭이 반응하는 경우에만 유전성 탈모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즉, dht가 많아도 모낭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 것. 결론적으로 운동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유전성 탈모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김상민 원장은 “오히려 적당한 운동이 탈모를 예방한다”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는 탈모를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데,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기 때문. 또 운동을 하면 두피 쪽의 혈류량이 늘어나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운동이 탈모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0년에 발표한 중국 중난 대학(central south university)의 유멍 장(yumeng jiang) 교수 연구팀에서는 592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운동을 하게 한 뒤 상태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두피 가려움증과 두피 기름기, 불안 및 우울 증상이 개선되어 탈모 증상이 완화되었다. 연구팀은 “매일 60분 이상의 운동을 하는 것이 탈모 진행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단, 운동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리면 피지와 각질 등과 뒤섞여 두피의 모공을 막을 수 있으므로 운동 후에는 즉시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또 야외에서 운동할 때는 자외선에 두피가 자극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상민 원장(맥스웰피부과 종로 피부과 전문의)